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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쫑, 나가자.”
소녀는 빨간 목줄을 손에 들고 다정한 목소리로 말했다. 한동안 볕이 강렬하게 내리쬐다가 오늘이 되어서야 비가 계속 추적추적 내리기 시작했다. 이제 장마철이니 며칠간은 습기가 자욱하게 깔릴 것이다. 이런 날에는 산책하기 좋은 날씨야. 소녀가 금붕어의 지느러미를 다치지 않게 하기 위해 조심하며 목줄을 둘러매어주었다. 쫑이라는 이름의 금붕어는 소녀의 얼굴만한 눈을 꿈뻑이며 공중에서 살랑살랑, 꼬리 지느러미를 흔들었다. 유려하게 움직이는 비늘이 축축한 공기속에서 반짝였다.
소녀의 붉은 입술이 둥글게 말려 올라갔다. 기분 좋지, 쫑? 자기 몸의 두 배는 되는 금붕어의 옆면을 손으로 스을 쓰다듬어준 그녀가 우비를 입고 후드를 뒤집어썼다. 자기 친구와 비슷한, 주황색과 빨간색이 섞여있는 빛깔이었다.
오늘은, 금붕어를 산책하기 좋은 날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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