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축전

솹샙팝 (겟규님)

잡초양 2016. 9. 12. 04:36

 

파피루스는 자기 의지와는 상관없이 흔들렸다. 샌즈에 의해 억지로 벌려진 다리는 힘겨운 듯이 바르르 떨렸고, 뒤로 꺾인 채 고정된 팔에서 둔탁한 고통이 끊임없이 느껴졌다. 이따금 발버둥치기 위해 엉덩이를 들썩거리곤 했지만 재갈을 물고 있는 입술 사이로 신음과 비명 사이의 소리만이 흘러나올 뿐이었다. 샌즈가 뭉근하게 허리를 돌리다가 어느 부분을 건드리자 파피루스는 자지러지듯이 움찔거렸다. 이율배반적으로 힘을 얻어가는 물건은 자극으로 빳빳하게 고개를 들었고 제대로 다물 수도 없는 입술에서는 연약한 목소리가 새어나왔다.

 

잔뜩 괴로워하는 얼굴을 하면서도 자기 아래에서 헐떡이는 남자를 무자비하게 범하던 샌즈는 거칠게 허리를 흔들다가 속도를 높였다. 그게 어떤 의미인지 알아차린 파피루스는 눈을 동그랗게 뜨면서 안된다고 고개를 격하게 흔들었지만 샌즈가 이를 무시한 채 그의 안쪽에 깊숙하게 박아 넣고 사정했다. 체내로 뜨겁고 진득거리는 액체가 들어오자 파피루스는 움직임을 뚝 멈췄다. 그리고 멍하니 천장을 바라봤다. 눈꼬리에 아슬아슬하게 맺힌 눈물은 볼을 타고 흘렀다.

 

샌즈는 자신을 꽉 물고 있는 구멍에서 꿀렁 흘러나온 정액을 손가락으로 훑었다. 살짝 닿기만 해도 발갛게 달아오른 채 움찔거리는 점막이 기대하고 있는 듯 한 모습이었다. 하지만 샌즈는 별다른 애무 없이 손에 묻은 정액을 파피루스에게 보여주었다. 그 후 눈 안의 별을 반짝이며 말했다. 몌엑, 파피.

 

확실하게 물고 있어야지. 아까운 게 흘러나왔잖아!”

 

눈도 깜빡이지 않고 손가락에 꽂힌 파피루스의 시선이 마음에 들었는지 샌즈는 활짝 웃었다. 그리고 호흡에 따라 위 아래로 움직이는 파피루스의 배에 정액을 질척하게 펴 발랐다. 햇빛을 보지 못해 새하얀 피부 위로 우윳빛 탁액이 내려앉았다. 오싹해질 정도의 만족감에 그걸 마지막으로 샌즈는 다시끔 허리를 쳐올리기 시작했다.

 

갑작스러운 자극에 파피루스는 목에 핏대를 세우며 퍼덕였다. 그러나 그를 바닥에 내리꽂은 채 버티고 있는 샌즈를 떨쳐내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그런 파피루스를 보며 뿌듯한 얼굴로 샌즈는 한동안 제대로 보지 못한 그의 얼굴을 관찰했다. 두 눈 밑은 빨갛게 물들었고 입술은 통통하게 부어있었다. 맞닿지 못한 입술은 계속해서 타액을 흘려 턱까지 더러워졌다. 깨끗한 치아와 분홍빛 혀의 대비가 아찔하다고 생각하면서 샌즈는 절로 손을 뻗어 입가에 흘린 침을 닦아주었다. 축 젖어서 너덜너덜해진 재갈도 풀어줬다. 아마 신음소리를 억누르기 위해 잘근잘근 씹어댄 탓이었을 것이다. 입가에서 천조각이 떨어지자 중간에 얇은 실이 생겼다가 끊어졌다. 파피루스는 혀로 더듬더듬 자기 입술을 축이고 입을 뗐다.

 

..기분 좋아, 샌지..”

 

더 세게 박아줘. 엄청 흥분된다. 벚꽃빛 눈가를 곱게 휘며 파피루스가 유혹하듯이 양 다리를 샌즈의 허리에 감았다. 그러자 샌즈는 화들짝 놀라며 대답했다.

 

몌엑! 파피, 이건 지금 플레이잖아! 파피가 하자고 한!”

 

그런 건 아무래도 좋다는 얼굴로 파피루스는 허리를 돌려 샌즈를 더 깊숙하게 받아들이고는 고개를 뒤로 젖혀 길게 신음소리를 냈다. 흐으. 벌어진 입에서 한숨같이 내뱉으며 파피루스가 젖힌 머리를 다시 당겼다. 그리고는 눈꼬리를 야살스럽게 늘어뜨리며 말했다.

 

그치만 너무 좋았는걸?”

 

불퉁하게 투정하는 파피루스의 양 다리를 쥔 샌즈는 손안에 들어온 발목을 밀어냈다. 파피루스의 다리가 가슴 쪽으로 가까워지자 안쪽은 안타깝게 조여들어왔다.

 

그래도 티내면 안돼!”

 

삐져나오는 정액 분만큼 다시 집어넣어야겠다고 생각하는 샌즈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