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3.13
약간의 인셉션+아포칼립스 느낌?
어느 날부터 사람들이 잠에서 깨어나지 않기 시작했다.
엄마가 단순히 늦잠을 자고 있다고 생각한 딸아이도 아내가 피곤하겠다고 판단한 남편도, 신입사원이 지각이라고 혀를 찬 상사도 예상치 못한 일이었다. 건강상의 문제가 당장 생긴 것도 아니었다. 지속적으로 영양 공급을 하지 않으면 천천히 아사하게 되지만-그래서 1인 가구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일었다-그렇기 때문에 발견하는 즉시, 병원으로 이송되고 그 후로는 수액이든 뭐든 연결해놓는 조치를 취한다. 뇌파 또한 혼수상태인 인간이 보여주는 모습과 달랐다. 인정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사람들이 그냥 “잠에서 깨고 싶지 않은” 것이다
호르몬 균형에도 문제가 없었고, 잠든 사람들 모두 렘수면에 빠져있었기 때문에 본인이 마음만 먹으면 자연스럽게 일어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었다. 하지만 그렇게 깨어나는 사람들은 극소수였고 정부 차원에서 이에 대한 대책을 마련해야한다는 주장이 고개를 들었다.
홀로 스크린에서는 아나운서가 그 문제를 다루고 있었다. 나는 심드렁하게 손으로 스크린을 치웠다. 그리고 기지개를 켜며 혼자 중얼거렸다.
“당연하지.”
너무도 뻔한 소리였는데 왜 아무도 언급하지 않을까? 소파 위에 널브러진 자켓을 어깨위에 걸쳤다. 그리고 그 누구도 말하지 않은 진실을 입에 담았다.
“사는 거보다 꿈이 훨씬 재미있으니까 일어나기 싫은 거지.”
나는-비공식적으로-“잠 든 사람들”을 깨우는 일을 하고 있다. 깨어나고 싶을 정도로 꿈을 끔찍하게 만들면 일어날 것이다, 라는 단순한 아이디어에서 시작된 일이었다.